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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일 설교

(12/13,주일-오후) "누가가 전하는 성탄이야기" / 눅 1장 26 ~ 38절 / 고한율목사

(12/13,주일-오후) "누가가 전하는 성탄이야기" / 눅 1장 26 ~ 38절 / 고한율목사 

찬송가 : 80 장, 111 장

151213_2-누가가 전하는 성탄이야기-고한율목사.pdf

 우리는 지난주에 마태가 전하는 성탄이야기를 살펴보았습니다. 마태가 전하는 성탄이야기의 중심인물은 예수님의 아버지인 요셉이었습니다. 이처럼 마태가 요셉을 중심인물로 하여 성탄이야기를 전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그것은 이제 태어날 예수님이 바로 요셉이 속해 있는 아브라함과 다윗의 후손으로 오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아브라함을 통해서 하나님의 나라를 세울 것에 대해 약속해 주셨고, 다윗은 자신의 후손이 그 나라의 왕이 될 것임을 약속받았습니다. 그리고 이제 하나님의 약속대로 아브라함과 다윗의 후손으로 예수님이 태어나게 된 것입니다. 자신이 하신 약속을 반드시 지키시는 하나님으로 말미암아 예수님이 이 세상에 오시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마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성탄의 의미입니다. 


 한편 오늘 우리는 누가가 전하는 성탄이야기를 살펴보려고 합니다. 누가가 전하는 성탄이야기는 마태의 이야기와 결정적으로 다른 점이 있습니다. 성탄이야기를 주도해 가는 사람이 예수님의 아버지인 요셉이 아니라, 어머니 마리아라는 사실입니다. 이것은 오늘 본문 26~27절에 이렇게 나와 있습니다. 같이 보겠습니다. “여섯째 달에 천사 가브리엘이 하나님의 보내심을 받아 갈릴리 나사렛이란 동네에 가서 27다윗의 자손 요셉이라 하는 사람과 약혼한 처녀에게 이르니 그 처녀의 이름은 마리아라”

 마태복음에 보면 주의 천사가 누구에게 나타나셨습니까? 요셉입니다. 그런데 누가복음은 천사 가브리엘이 마리아에게 나타났다고 말씀합니다. 이것은 누가복음이 마리아를 중심으로 성탄이야기를 우리에게 전해주고 있다는 것을 알게 합니다. 그런데 마리아에 나타난 천사 가브리엘이 뭐라고 말씀했습니까? 28절을 보시기 바랍니다. “그에게 들어가 이르되 은혜를 받은 자여 평안할지어다 주께서 너와 함께 하시도다 하니”


 천사 가브리엘이 마리에게 나타나서 한 말씀은 “은혜를 받은 자여 평안할지어다 주께서 너와 함께 하시도다”라는 말씀이었습니다. 이 천사의 말씀은 모두가 다 좋은 말입니다. 은혜와 평안, 주님께서 함께하신다. 어느 것 하나 안 좋은 말이 없습니다. 하지만 그 뒤에 전하는 천사의 말씀은 마리아에게 충격 그 자체였습니다. 30절을 보시기 바랍니다. “천사가 이르되 마리아여 무서워하지 말라 네가 하나님께 은혜를 입었느니라 보라 네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예수라 하라”


 천사는 다시 한 번 마리아를 안심시키는 말씀을 합니다. 무서워하지 말라, 네가 하나님께 은혜를 입었다. 그런데 이 말이 끝나자마자 정말 충격적인 말씀을 합니다. “네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예수라 하라” 이 말씀이 충격적인 이유가 무엇일까요? 그 이유는 마리아가 아직 남자를 모르는 처녀였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남자와 성관계를 맺지 않았기 때문에 임신을 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 천사는 마리아가 지금 아이를 잉태하게 될 것이라고 말씀하는 것입니다. 나중에 그렇게 될 것이라고 말씀하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입니다. 그래서 마리아가 바로 이렇게 천사에게 물었던 것입니다. 34절입니다. “마리아가 천사에게 말하되 나는 남자를 알지 못하니 어찌 이 일이 있으리이까” 처녀인 마리아에게 임신은 있을 수도 없는 일이고, 또한 있어서도 안 될 일이었습니다. 


 만약 천사의 말씀대로 마리아가 임신을 하게 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나게 되겠습니까? 정말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끔찍한 일이 일어나게 될 것입니다. 지금 마리아는 요셉과 약혼을 한 사이였습니다. 지난주에도 말씀드렸듯이, 유대인들의 약혼은 법적으로는 부부로 인정을 받지만, 결혼할 때까지는 육체적인 관계를 갖지 않았습니다. 그러므로 만약 마리아가 약혼기간에 임신을 하게 된다면 그것은 틀림없이 다른 남자와 부정한 관계를 맺었다는 증거가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마리아는 율법에 의하여 죽음에 처할 수 있는 큰 죄를 범한 것이 됩니다. 또한 약혼한 요셉은 얼마나 큰 배신감을 가지게 되겠습니까? 그러므로 마리아에게 천사가 전해준 말씀은 참으로 충격적인 말씀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런 점에서 우리는 성탄사건을 그저 낭만적으로만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물론 우리 죄인들을 구원하기 위해 하나님의 아들이 오신 것을 기념하는 성탄은 너무나 기쁘고 복된 사건임에 틀림없습니다. 우리가 당연히 축하해야 합니다. 하지만 성탄사건 안에는 마리아처럼 두려워하고 무서워했던 사람들도 있었다는 것을 생각할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가 마태복음에 보면 예수님의 탄생과 관련해서 일어난 아주 끔찍한 사건을 보게 됩니다. 그것은 바로 베들레헴에서 발생한 유아학살 사건입니다. 예수님의 탄생을 축하하기 위해서 동방박사들이 예루살렘에 방문하였습니다. 그들을 통해 당시 유대를 지배하던 헤롯대왕이 예수님의 탄생에 대해서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헤롯대왕은 예수님이 자신의 권력에 해가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동방박사들에게 예수님을 만나면 자신에게도 알려줘서 꼭 경배하게 해 달라고 부탁합니다.


 하지만 예수님을 만난 동방박사들은 천사의 지시를 받고 헤롯에게 가지 않고 곧바로 자기 고향으로 돌아갔습니다. 동방박사에게 속은 줄 안 헤롯이 베들레헴에서 태어난 2살 이하의 영아들을 모두 죽였습니다. 예수님을 죽이기 위해서 그 나이가 비슷한 아이들을 모두 학살한 것입니다. 예수님은 주의 천사가 요셉에게 나타나 이 일이 일어나기 전에 애굽으로 피신하도록 하여 생명을 건지셨습니다. 


 우리가 낭만적으로 생각하고, 그저 기뻐하는 성탄사건 속에는 이처럼 무섭고, 두려운 일들 또한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것은 예수님의 오심이 하나님의 영광과 존귀, 승리 가운데 이뤄진 일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오히려 예수님은 영광과 존귀, 승리와는 상관없이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비참한 세상 한 가운데서 태어나셨습니다. 이것은 예수님께서 짐승이 머무시는 마굿간에 태어났다는 사실과 그 당시 가장 무시 받는 사람들이었던 양치기들의 축하를 받았다는 사실에서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우리가 성탄절을 맞으면서 이 사실들을 깊이 생각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럴 때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신 참 의미를 깨달을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절대 화려한 성탄 츄리와 큰 선물, 즐거운 노래 가운데 이 세상에 오시지 않았습니다. 예수님은 우리가 살고 있는 아주 비참하고 매정하고, 살벌한 세상 한 가운데로 오셨습니다. 그것도 가장 연약한 모습인 아기로 오셨습니다. 예수님께서 이렇게 낮고 비참한 곳으로 오신 이유는 그곳에 매여 있는 우리들을 구원하시기 위함입니다. 단지 즐거운 노래를 가르쳐 주고, 좋은 선물을 줘서 마음에 기쁨을 주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우리를 이 비참한 세상으로부터 구원하시기 위해서입니다. 


 그러므로 성탄절을 맞이하는 우리들은 이 세상의 비참한 모습을 그대로 바라볼 수 있어야 합니다. 이 세상이 보여주는 풍요함과 쾌락에 시선을 빼앗기면 안 됩니다. 여전히 이 세상은 구원자 예수님이 필요합니다. 우리의 힘으로 도저히 바꿀 수 없고, 도저히 새롭게 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성탄을 맞이하면서 우리는 아기 예수님이 바로 이 비참한 세상에 오셨다는 사실을 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예수님만이 이 세상의 유일한 소망임을 외칠 수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이처럼 천사 가브리엘이 전해 준 성탄 소식은 마리아에게 당황스럽고, 두렵고, 무서운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마리아는 그저 두려워하며 주저앉지 않았습니다. 비록 자신의 힘으로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일이었지만, 마리아는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기로 마음을 먹게 되었습니다. 천사 가브리엘이 “하나님의 모든 말씀은 능하지 못하심이 없다”고 말씀하자, 마리아는 이렇게 대답하였습니다. 38절입니다. “마리아가 이르되 주의 여종이오니 말씀대로 내게 이루어지이다 하매 천사가 떠나가니라”


 성탄 사건에는 인간이 처한 비참한 죄의 현실과 상황이 그대로 드러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너무나 아름다운 순종이 그 속에서 별과 같이 빛나고 있습니다. 마치 밤이 가장 깊었을 때, 별빛이 가장 환하게 빛나는 것처럼 성탄사건 안에 마리아의 순종이 환하게 드러났습니다. 


 마리아는 자신이 감당할 수 없는 현실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무엇보다 자신이 주의 여종, 즉 하나님을 섬기는 성도라는 사실을 먼저 기억하였습니다. 그래서 처녀인 자신의 몸에 아이가 잉태한다는 현실을 믿음으로 순종하였던 것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두 가지 사실을 강조되고 있다는 것을 보아야 합니다.


 첫째는 하나님의 주권적인 능력입니다. 참으로 가브리엘 천사의 말씀대로 하나님의 모든 말씀은 능하지 못하심이 없습니다. 하나님이 세우신 뜻은 반드시 이뤄지게 되어 있습니다. 성탄사건은 이것을 우리에게 분명히 보여줍니다. 처녀가 임신을 하는 것은 절대로 불가능한 일입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능력으로 말미암아 처녀인 마리아가 예수님을 잉태하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의 능력에 제한이 없다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줍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성경에 나오는 하나님의 말씀을 절대로 의심해서는 안 됩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절대로 헛되이 되는 법이 없습니다. 이사야서 55:11절에 보면 “내 입에서 나가는 말도 이와 같이 헛되이 내게로 되돌아오지 아니하고 나의 기뻐하는 뜻을 이루며 내가 보낸 일에 형통함이니라”고 말씀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반드시 이루어집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을 끝까지 붙들고, 의지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지켜주시겠다고 약속하셨기 때문에 하나님은 반드시 우리를 지켜주실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의 기도에 응답해 주시겠다고 말씀하셨기 때문에 반드시 응답해 주실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세상을 이기셨다고 말씀하셨기 때문에, 우리는 반드시 이 세상에서 승리하게 될 것입니다. 이처럼 우리는 언제나 하나님의 말씀을 의지하면서 살아야 합니다. 그럴 때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의 능력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둘째로 마리아의 순종입니다. 성탄사건은 하나님의 주권적인 능력이 마리아의 아름다운 순종을 통해 일어난 사건입니다. 물론 마리아가 순종하지 않았다면 하나님의 역사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은 그의 능력을 나타내실 때 마리아의 순종을 요구하셨고, 그 순종을 아름답게 사용하셨다는 것입니다. 


 마리아의 순종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사람들의 오해뿐만 아니라, 잘못되면 목숨까지도 잃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마리아는 자신을 주의 여종이라고 고백합니다. 하나님께 속하였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것이 자신의 제일 되는 목적임을 고백하는 것입니다. 마리아는 순종을 결정하면서 이 일이 자신에게 어떤 이익이 있고, 도움이 될지를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만약 그랬다면 절대 순종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마리아는 먼저 하나님의 나라와 의를 구한 것입니다. 하나님의 뜻이 가장 복되고 선한 것을 믿었기에,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한 것입니다. 그럴 때 하나님께서 마리아의 순종을 기쁘게 받으셨고, 그 마리아를 통하여 하나님의 아들이 이 세상에 오시게 되었습니다. 마리아는 그의 순종을 통하여 참으로 복된 자가 되었습니다. 마리아가 세례 요한의 어미니인 엘리사벳을 방문했을 때, 엘리사벳이 성령의 충만함으로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45절 말씀입니다. “주께서 하신 말씀이 반드시 이루어지리라고 믿은 그 여자에게 복이 있도다”


 마리아는 주께서 하신 말씀이 반드시 이루어지리라는 것을 믿음으로 하나님 앞에 복된 자가 될 수 있었습니다. 하나님은 자신의 말씀에 순종하는 사람을 가장 기뻐하십니다. 하나님은 순종하는 사람을 통하여 그의 역사를 이루어가십니다. 성탄이야말로 하나님의 주권적인 능력과 마리아의 아름다운 헌신이 함께 빛이 나는 사건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성탄을 맞이하는 우리들은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였던 마리아의 귀한 모범을 본받아야 할 것입니다. 자신의 이익을 생각하지 않고, 하나님의 뜻이기에 순종하는 모습은 우리 모두가 닮아야 할 모습입니다. 성경은 이처럼 하나님께 순종하는 자를 복된 자라고 말씀합니다. 하나님은 그 순종하는 사람을 통하여 지금도 일하고 계십니다. 


 바라기는 오늘 말씀을 통해서 성탄의 참 의미를 되새길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저 즐겁고, 기쁘고, 유쾌한 성탄절로만 여기지 말아야 합니다. 죄로 말미암아 비참한 세상 가운데 있는 우리들을 구원하기 위해 그 자리로 기꺼이 오신 예수님을 생각하면서, 오늘도 그런 자리에서 구원을 찾는 사람들에게 예수님을 전하는 우리가 되어야 합니다. 


 또한 성탄사건 안에 있는 하나님의 놀라운 능력과 마리아의 아름다운 순종을 우리가 기억하면서, 주님의 말씀을 항상 의지하며, 또한 순종하는 삶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우리 모두가 성탄의 참 의미를 깨달으므로, 성탄이 주는 은혜를 풍성히 누릴 수 있기를 간절히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