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일 설교

(12/25,주일-오후)[졸업예배] "인자가 온 것은" / 막 10장 45절 / 고한율목사

(12/25,주일-오후) "인자가 온 것은" / 막 10장 45절 / 고한율목사

찬송가 : 121 장, 213 장

161225-인자가 온것은-고한율목사.pdf



 경남 거창군에 거창고등학교는 명문대 진학률이 높은 곳으로 잘 알려진 고등학교입니다. 그런데 좋은 대학에 많이 가는 것보다 더 유명한 것이 있습니다. 바로 거창고등학교 직업 10계명입니다. 거창고등학교 3대 교장이었던 전영창 선생님이 작성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 내용이 매우 충격입니다. 

 1. 월급이 적은 쪽을 택하라

 2. 내가 원하는 곳이 아니라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을 택하라

 3. 승진의 기회가 거의 없는 곳을 택하라

 4. 모든 조건이 갖춰진 곳을 피하고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는 황무지를 택하라

 5. 앞다투어 모여드는 곳에는 절대 가지 마라. 아무도 가지 않는 곳으로 가라

 6. 장래성이 전혀 없다고 생각되는 곳으로 가라

 7. 사회적 존경을 바라볼 수 없는 곳으로 가라

 8. 한 가운데가 아니라 가장자리로 가라

 9. 부모나 아내나 약혼자가 결사반대하는 곳이면 틀림없다. 의심치 말고 가라

10. 왕관이 아니라 단두대가 기다리고 있는 곳으로 가라


 충격적이지 않습니까? 그런데 제가 쭉 읽어보니까 저는 여기에 제법 해당이 되는 것 같았습니다. 아무튼 이 십계명을 읽고는 ‘누가 이걸 따르겠나’ 이런 생각이 제일 먼저 듭니다. 월급이 적은 쪽을 택하라든지, 승진의 기회가 거의 없는 곳을 택하라든지, 장래성이 전혀 없다고 생각하는 곳으로 가라든지 우리의 상식과는 정반대되는 내용으로 가득합니다. 


 그런데 오늘 우리가 함께 읽은 예수님의 말씀이 바로 이것과 비슷합니다. 오늘 본문의 배경은 이렇습니다. 예수님의 열두 제자 가운데 있었던 세베대의 두 아들, 야고보와 요한 형제가 다른 제자 몰래 예수님을 찾아왔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부탁하였습니다. ‘예수님, 이제 예루살렘으로 곧 올라갈 텐데, 예수님이 왕이 되시지 않겠습니까? 그러면 저와 동생을 예수님의 양 옆에 있게 해주세요.’ 옛날로 말하면 우의정, 좌의정을 시켜달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사실을 안 제자들이 난리가 났습니다. 자기들만 좋은 자리 얻겠다는 것이냐 하며 싸움이 난 것입니다. 이 때 예수님께서 모든 제자들을 불러 모으시고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오늘 읽은 본문 앞에 있는 42절을 보시기 바랍니다. “예수께서 불러다가 이르시되 이방인의 집권자들이 그들을 임의로 주관하고 그 고관들이 그들에게 권세를 부리는 줄을 너희가 알거니와” 이것이 세상의 일반적인 방식입니다. 사람들은 높은 자리에 올라가고 싶어 합니다. 많은 돈을 벌고 싶어 합니다. 왜냐하면 그래야 자기 마음대로 사람들을 부릴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반대로 말씀합니다. 43~44절을 보세요. “너희 중에는 그렇지 않을지니 너희 중에 누구든지 크고자 하는 자는 너희를 섬기는 자가 되고 44너희 중에 누구든지 으뜸이 되고자 하는 자는 모든 사람의 종이 되어야 하리라” 예수님은 먼저 제자들에게 너희는 세상 사람들처럼 살면 안 된다고 말씀합니다. 그러면서 세상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과 정반대의 말씀을 하십니다. 크고자 하는 자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권력을 얻고, 돈을 모으라고 하십니까? 아닙니다. 반대로 섬기는 자가 되어야 한다고 말씀합니다. 으뜸이 되고자 하는 자는 어떻게 하라고 말씀합니까? 모든 사람의 종이 되어야 한다고 말씀합니다. 


 충격적인 말씀 아닙니까? 처음에 살펴보았던 거창고등학교의 직업 십계명에서 받았던 충격과 같은 충격을 받습니다. 왜냐하면 예수님의 말씀은 이 세상 사람들이 보통 생각하는 것과 정반대의 말씀을 하시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당연히 크고자 하고 으뜸이 되고자 한다면 다른 사람들 위에 서 있어야 하고, 다른 사람보다 앞서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정반대로 말씀합니다. 크고자 하면 섬기는 자가 되어야 하고, 으뜸이 되고자 하면 종이 되어야 한다고 말씀합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이처럼 말씀하신 분명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그것은 예수님 자신이 바로 그렇게 행동하셨기 때문입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본문 45절입니다. “인자가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섬기려 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 함이니라” 여기서 인자는 곧 예수님을 뜻합니다. 예수님이 이 세상에 왜 오셨다고 말씀합니까? 섬김을 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섬기기 위해서입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서 자신의 목숨을 우리에게 주시기 위해서 오셨다고 말씀합니다. 


 여러분, 예수님이 누구십니까? 예수님은 하나님의 아들입니다. 온 우주에서 가장 높으신 분입니다. 그런데 그런 분이 이 세상에 오셨습니다. 그렇다면 섬김을 받기 위해 오셔야 마땅한 것이 아닐까요? 그런데 예수님은 어떻게 하셨습니까? 섬김을 받은 것이 아니라, 오히려 섬기셨고, 나중에는 자신의 생명까지도 아끼지 않고 주셨습니다. 


 이렇게 보면 예수님이 오신 성탄은 세상의 생각을 완전히 뒤집는 사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가장 높이 계신 분이 가장 낮은 자리로 오셨습니다. 섬김을 받아야 마땅하신 분이 오히려 종이 되어 섬기셨습니다. 우리의 모든 것을 받아야 마땅하신 분이 오히려 자신의 생명을 우리에게 주셨습니다. 모든 것이 역전되었습니다. 


 그런데 중요한 사실은 이것입니다. 이처럼 이 세상과 완전히 반대로 낮아지시고, 섬기시며, 자신의 생명을 주신 예수님을 하나님께서 어떻게 하셨습니까? 빌립보서 2:9~11절입니다. “이러므로 하나님이 그를 지극히 높여 모든 이름 위에 뛰어난 이름을 주사 10하늘에 있는 자들과 땅에 있는 자들과 땅 아래에 있는 자들로 모든 무릎을 예수의 이름에 꿇게 하시고 11모든 입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주라 시인하여 하나님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셨느니라” 


 하나님은 예수님을 지극히 높여 뛰어난 이름을 주시고, 모든 만물이 예수님 앞에 무릎을 꿇게 하셨습니다. 그리고 모든 만물이 그 입으로 예수님은 주님이라고 고백하도록 만드셨습니다. 하나님은 스스로 낮아지신 예수님을 지극히 높여주셨던 것입니다. 예수님은 이것이 참으로 높아지는 길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마태복음 23:12절입니다. “누구든지 자기를 높이는 자는 낮아지고 누구든지 자기를 낮추는 자는 높아지리라” 하나님을 위하여 자신을 낮추고 다른 사람을 섬기는 사람을 하나님은 높여주십니다. 반대로 자기를 위하여 스스로 높이려고 하는 자는 하나님께서 낮추십니다. 우리는 이 말씀이 참이라는 사실을 예수님을 통해 분명히 보게 되는 것입니다. 


 오늘은 성탄주일이고, 또한 주일학교 졸업식이 있는 날입니다. 이 세상 사람들과 반대로 스스로 낮아져서 다른 사람을 섬기는 것이 바로 성탄의 참 정신입니다. 이러한 정신으로 세상을 살아갈 때 하나님께서 반드시 높여주시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무엇보다 오늘 주일학교를 졸업하는 우리 귀한 자녀들이 이 말씀을 마음에 잘 새길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세상 사람들을 무작정 따라 살지 않고, 예수님의 모습을 본받고, 닮아가기를 바랍니다. 그럴 때 하나님이 예수님을 높여주셨듯이, 하나님께 높임을 받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스스로 낮아져 다른 사람을 섬기며 종이 되는 사람이 결국은 크고 으뜸이 되는 자라는 주님의 말씀을 마음에 잘 새기고, 주님을 닮아가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 높여주시는 것을 경험하는 우리 모두가 될 수 있기를 우리 주님의 이름으로 간절히 축원합니다.